카타르 정부는 아예 캠퍼스 이름을 ‘에듀케이션 시티(교육도시)’로 정했다. 총면적이 10km²인 이곳에선 미국 코넬대 의대와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카네기멜론대, 텍사스 A&M대, 조지타운대가 입주해 미국식 대학교육을 하고 있다. 노스웨스턴대는 올해 저널리즘 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11일 ‘사막 속의 아이비리그’를 지향하는 에듀케이션 시티 르포를 통해 중동에서 불고 있는 미국식 대학교육 열풍을 소개했다.
에듀케이션 시티는 여느 미국 대학 분교와 달리 최첨단 건물에서부터 교수들의 봉급과 주택에 이르기까지 카타르 정부에서 막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 2001년부터 의대를 운영하고 있는 코넬대의 경우 카타르 정부가 11년간 7억5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학생들도 대부분 학비를 지원받는다. 신입생은 매년 300명 정도. 에듀케이션 시티가 매년 규모를 늘려 가고 있기 때문에 학생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 전공은 의학 공학 외교학 등 중동 국가들이 당장 필요로 하는 직업교육 위주로 구성돼 있다. 카타르 정부가 전적으로 재정을 책임지고 있지만 카타르 출신 학생은 전체 정원의 절반 정도로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이집트 등 20여 개국 출신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교과과정과 교육철학은 미국 본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동에서 개혁과 개방을 선도하고 있는 카타르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예를 들어 조지타운대 분교에서 학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과목 중에 ‘신(神)의 문제’가 있다. 학생들은 강의 도중 미국 교수들과 신에 대해 토론하기도 한다.
에듀케이션 시티가 여성에게 폭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부모들은 딸이 남학생과 함께 공부해야 하는 환경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나중에는 숙제와 공동 프로젝트 때문에 남학생들과 어울릴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에듀케이션 시티 운영에 가장 큰 어려움은 적정 수준의 미국 교수를 확보하는 문제다. 주택 무료 제공 등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환경이 열악한 중동 근무를 자처하는 교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