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부동산 거품 붕괴 ‘공포’

  • 입력 2008년 2월 15일 02시 59분


중국 대도시의 집값이 폭락하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버블 붕괴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베이징(北京) 선전(深(수,천))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집값 폭락 사태가 상하이(上海) 광둥(廣東) 같은 다른 대도시로 확산되자 전국적으로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도시는 집값 거품 꺼지기 시작=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8, 9월부터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 시내 아파트 값은 지난 한 달 새 9.04%나 떨어졌다. 거래량도 31.6%나 줄었다.

지난달 5.1%까지 집값이 떨어진 상하이 시에서는 최근 부동산 업체들의 선물 공세가 치열하다. 아파트를 사는 사람들에게 경품으로 축하 연회와 공짜 여행권, 그리고 최고 8888위안(약 118만 원)어치의 선물까지 준다.

부동산 한파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부동산 중개업체들이다. 2003년 3월 시작해 4년 만에 직원 2000명을 거느린 대형 부동산 업체로 성장한 중톈즈예(中天置業)는 부동산 매매가 격감하면서 3개월 전 문을 닫았다. 베이징의 3대 부동산 업체 중 하나인 중다헝지(中大恒基)도 지난해 말 전체 500개 지사 중 50개를 줄이고 100개 지사의 추가 감축에 나섰다. 현재 베이징 시에 등록된 부동산 업체는 2545개로 1년 전보다 130개가 줄었다.

▽버블 붕괴 왜?=가장 큰 원인은 최근 5년간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2003년 이후 중국 중대형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연평균 30∼50%씩 상승했다.

2003년 m²당 4737위안이던 베이징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1월 1만5162위안까지 치솟았다. 4년 만에 3.2배로 뛴 셈이다. 최근 두 달 새 m²당 가격은 1만2000위안 선 아래로 떨어졌다.

또 과도한 부동산 개발로 공급 물량이 폭증하면서 공실률이 늘었다. 2004년 이후 중국의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무려 25%. 분양주택의 증가율 역시 20%에 이른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베이징의 고급주택 공실률은 24.4%까지 올랐다. 광저우(廣州), 둥관(東莞), 후허하오터(呼和浩特)의 공실률도 20% 이상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과열 경기를 잡기 위해 지난해 대출 금리를 6차례나 올리고 지난해 1월 이후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1차례나 올린 것도 버블 붕괴의 원인이다.

▽전면적인 부동산 붕괴로 이어질까=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도 긴축 기조를 이어 갈 경우 부동산 시장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국은 부동산 개발업자나 수요자 모두 은행 대출로 사고판 것이어서 부동산 가격이 30% 이상 폭락해 은행의 담보가치 이하로 떨어질 경우 전반적인 은행 부실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하지만 반론도 제기된다. 매년 10% 이상 소득이 꾸준히 오르고 있고 2006년 현재 43.9%에 불과한 도시화율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부동산 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논리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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