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호류사, 숯덩어리 된 부재 보존처리해 수장고에 보관

  • 입력 2008년 2월 15일 03시 00분


1949년 화재로 불탔다가 5년 만에 복원된 일본의 호류사 금당(왼쪽). 오른쪽은 호류사 수장고에 보관 중인 화재 당시의 주요 부재들. 까맣게 변한 기둥 등이 건축물 형태로 보존돼 있다. 사진 제공 이강근 교수
1949년 화재로 불탔다가 5년 만에 복원된 일본의 호류사 금당(왼쪽). 오른쪽은 호류사 수장고에 보관 중인 화재 당시의 주요 부재들. 까맣게 변한 기둥 등이 건축물 형태로 보존돼 있다. 사진 제공 이강근 교수
문화재청이 숭례문 주요 부재를 보존 처리한 뒤 전시 및 활용하기로 하면서 1949년 불탔다가 5년 만인 1954년 복원된 일본 호류(法隆)사 금당의 사례가 주목된다.

당시 금당 1층의 기둥, 보(보) 등 부재 대부분이 불탔고 벽화는 검게 변색됐다. 일본 전문가들은 금당 1층과 벽화를 완전히 새로 복원할지, 아니면 이 부재들을 써서 복원할지 2, 3년간 심사숙고하며 토론했다.

오랜 조사와 논의 끝에 금당 1층과 벽화를 복원하면서 불에 타다 남은 부재와 벽화의 모습 그대로 보존 처리해 수장고에 보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이곳에는 까만 숯 덩어리로 변한 기둥, 대들보와 같은 보, 공포(처마를 안정감 있게 받쳐 주기 위해 처마와 기둥 사이에 부재를 겹쳐 놓은 것)가 건축물 형태로 남아 있고 벽화도 본래 위치에 있다. 1959년 이 ‘흔적’은 복원된 금당과 함께 국보로 지정됐다.

호류사는 이곳을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00년 호류사의 허락을 받고 이곳을 둘러본 이강근 경주대 교수는 “숯 덩어리 부재들이 건축물로 남아 있는 모습이 ‘검은 파르테논’을 연상시킬 만큼 장관이었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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