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의 부활…中 개혁개방 30주년 맞아 재조명

  • 입력 2008년 2월 19일 02시 59분


개혁개방 30주년을 맞은 중국 지도부가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불리는 덩샤오핑(鄧小平) 띄우기에 나섰다. 사망 10주기를 맞았던 지난해 이맘때 냉랭했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올해 12월 열릴 제17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7기 3중 전회) 개막에 맞춰 베이징(北京)에서 개혁개방 30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열 예정이다.

홍콩 다궁(大公)보는 18일 이 행사가 당대회와 더불어 중국의 2대 정치 행사인 량후이(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 정협 대회를 아울러 이르는 말)와 비교해도 결코 손색이 없는 성대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행사에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9명 전원과 당-정-군 책임자는 물론 당의 원로까지 대거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쩌민(江澤民) 지도부에 비해 덩샤오핑에게 비교적 냉담했던 후진타오(胡錦濤) 지도부의 태도도 크게 바뀌었다.

후 주석은 춘제(春節·중국 설날) 다음 날인 8일 폭설 지역 주민을 위로하기 위해 중국 남부를 찾았다가 중국 공산당의 혁명 근거지 가운데 한 곳인 광시좡(廣西壯)족 자치구의 바이써(百色) 시를 방문했다.

1929년 덩샤오핑이 주도한 바이써 봉기는 홍군(紅軍) 제7군과 유장쭤장(右江左江) 혁명 근거지의 창설에 결정적인 토대를 마련한 사건이다.

후 주석은 이날 덩샤오핑의 기념관에 헌화한 뒤 “덩 동지가 주창한 개혁개방을 견지하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는 위업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진하자”고 역설했다.

그는 개혁개방 이후 발생한 빈부격차 해소를 역설하고 학생운동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1987년 덩샤오핑에 의해 축출됐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당 총서기를 흠모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은 다른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홍콩의 정치 분석가들은 “다음 달 초 열리는 량후이에서 덩이 주창한 개혁개방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라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준비한 정부업무 보고에서도 개혁개방 30주년과 덩샤오핑 이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