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직 상원의장이자 대통령 유고 시 대통령직을 승계한다는 점에서 국정운영 능력이 중시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로서는 무엇보다 러닝메이트의 ‘득표력’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힐러리 클린턴(61)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47) 상원의원이 숨 막히는 접전을 벌이는 민주당 진영에선 “누가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상대방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해야 한다”는 압력이 높다.
워싱턴포스트는 힐러리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오바마 후보를 부통령으로 지명하지 않을 수 없지만 ‘반대의 경우’는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 층과 흑인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현재까지 경선이 치러진 35개 주 가운데 22개 주에서 승리한 오바마 후보의 저력을 고려할 때 힐러리 후보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반면 오바마 후보로서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기존 정치질서를 대변하는 수구 후보’로 몰아붙였던 힐러리 후보를 지명하기가 부담스럽다는 것.
2004년 대선에서 존 케리 당시 민주당 후보의 러닝메이트였던 존 에드워즈 전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힐러리와 오바마 후보가 동시에 부통령 후보로 점찍는 유력 인사 중 하나다.
외교안보 분야의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오바마 후보 진영에서는 차기 국방장관감이란 평을 들으면서 이라크전쟁에 일관되게 반대해 온 잭 리드 로드 아일랜드주 상원의원, 퇴역 해병대장 출신인 앤서니 지니 전 중부군 사령관 등도 유력한 부통령 후보로 꼽힌다.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매케인(72) 상원의원 진영은 2004년 사우스다코타에서 민주당 정치 거물인 톰 대슐을 물리치고 상원의원에 오른 존 튠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 1순위다.
‘대담한 선택’이 될 수 있지만 44세의 여성 알래스카 주지사인 세라 펄린도 후보로 거론된다. 1984년 미인대회에 출전해 입상한 경력의 펄린 주지사는 힐러리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경우 공화당의 부통령 카드가 될 가능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