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는 자국의 기업에 투자하는 국부펀드와 외국의 국영기업에 대한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6개 원칙’을 18일 발표했다.
이 원칙에 따라 호주 정부는 자국 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가를 상대로 △투자가의 경영이 소속 국가 정부의 영향을 받는지 △투자가 호주 정부의 정책이나 국가 안보에 반(反)하지는 않는지 평가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호주에서는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알루미늄과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미국의 알코아가 공동으로 호주의 철광석 회사인 리오틴토의 지분 9%를 인수해 논란이 됐다.
웨인 스원 호주 재무장관은 이번 조치가 “외국인 투자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중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호주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자금 여력이 있는 중국과 산유국들의 국부펀드가 자국의 안보나 에너지 분야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우려를 표시해 왔다.
호주 언론은 정부의 국부펀드 규제 대책을 일제히 환영했으나 국부펀드 소유 국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선진국들은 금융 보호주의라는 명목으로 개발도상국의 국부펀드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의 잉여 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국부펀드는 세계의 부동산, 주식, 채권 시장에 투자하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국부펀드의 규모는 3조 달러이며 5년 안에 10조 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