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미국에서도 ‘개천에서 용 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고등교육 기회의 차이로 가난한 집 아이들이 중산층이나 상류층에 진입할 확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신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가 부모의 소득 수준을 5개 집단으로 나눠 집단별 자녀의 대학 학위 취득 비율을 분석한 결과 최상위 계층 자녀들의 학위 취득률은 53%인 데 비해 최하위 빈곤층 자녀들은 11%에 그쳤다.
연구소는 “최하위 계층의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최소한 중산층에 편입될 확률이 81%”라며 “이들이 대학 공부를 마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종 역시 자녀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 연구팀이 1960년대부터 1000가구가 넘는 가정을 대상으로 장기간 분석한 결과 최하위 빈곤층에서 자란 대다수 흑인 어린이가 성장한 후에도 최하위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 가정의 흑인 어린이가 최하위 빈곤층으로 떨어질 확률도 50%에 이르렀다. 이에 비해 동일 계층의 백인 어린이는 16%만 최하위 빈곤층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돼 부모 소득뿐만 아니라 인종도 자녀의 경제적 지위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인 것으로 분석됐다.
아동복지 전문가들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저소득 계층 어린이들의 교육을 돕는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정부의 조기교육 지원이 장기적으로 저소득 소수계층 어린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