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남바완(넘버원)!”
15일 태국 방콕의 카오산 거리에서 만난 ‘툭툭(삼륜차 택시)’ 운전사 빗(30) 씨는 탁신 친나왓(사진) 전 총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다른 택시 운전사는 “탁신 재임 당시 하루평균 수입이 3000밧(약 9만 원)이었으나 군부가 들어선 뒤 1000밧 벌기도 빠듯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탁신 전 총리가 다시 태국의 지도자가 돼야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름을 밝히기를 거절한 방콕의 한 기술공무원은 “탁신 전 총리는 온갖 비리로 재산을 부풀리고 국민을 속인 비열한 사기꾼”이라고 비판했다. 현지 방송사 기자도 “그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치가에 불과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탁신 전 총리가 조만간 귀국해 정치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태국에선 이처럼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현지 언론인들은 ‘친(親)탁신’과 ‘반(反)탁신’으로 갈리는 민심이 △수도권 대 지방 △고소득층 대 저소득층 △고학력자 대 저학력자의 구도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탁신 전 총리를 쿠데타로 몰아낸 군부의 무능에 대한 불만. 군부가 다스린 2006년 9월 이후 최근까지 밧화의 가치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줄곧 4∼5%대에 머물렀다. 특히 동북부 지역에선 물 부족으로 생활고가 가중되면서 ‘탁신의 귀환’을 바라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이 같은 민심은 지난해 12월 하원선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탁신 전 총리가 이끄는 ‘국민의 힘(PPP)’은 전국에서 절반가량의 의석을 확보하며 승승장구했고 ‘탁신의 대리인’을 자처해 온 사막 순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