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총리 “한일관계 과거 직시 장래엔 잘못 없도록”

  • 입력 2008년 2월 23일 02시 59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사진) 일본 총리는 22일 “이명박 차기 한국 대통령이 ‘한일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설정하고 일본에 먼저 사과나 반성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여 과거를 직시하고 장래 양국관계에서 잘못이 없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후쿠다 총리는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방한하기에 앞서 이날 총리관저에서 가진 주일특파원단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일 간에는 아시아에 대한 협력과 공헌 등 함께할 일이 많다”며 성숙한 양국관계를 만들기 위해 일본도 노력해야 하지만 한국에도 이해와 협력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경제, 환경, 보건, 건강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가 1995년 발표했던 ‘무라야마 담화’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죄를 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말로 하는 사과가 좋은지, 미래지향적 사고방식으로 더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게 중요한지는 한국민도 이해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양해를 구했다.

후쿠다 총리는 대북관계에서는 “끈기있게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 궁극적으로는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일 수교를 위해 작성했던 ‘북-일 평양선언’에 쓰인 내용을 모두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평양선언에는 북한과 일본 간 국교정상화를 실현하기 위한 일본의 과거사 사죄와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 쌍방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 중지, 한반도 핵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국제 합의 준수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또 “한일 간에는 경제적인 협력 등 미래지향적으로 키워나갈 분야가 많다”고 말하고 “우선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하루빨리 재개하고 싶다”며 이명박 차기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기대를 표명했다.

7월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때 이명박 차기 대통령을 초청하는 계획에 대해 그는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은 내용이지만 이 자리에서 특별히 알려드린다”며 사실을 확인하고 “세계 경제 문제, 아시아 환경 문제에서의 협력, 아프리카 개발 문제, 핵 비확산 문제 등에서 이명박 차기 대통령과 많은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가 적극적 지원 의사를 표명해온 재일한국인 참정권 부여 문제에 대해 그는 “국가제도의 근간에 해당하는 문제이므로 조금만 더 논의할 시간을 달라”고 답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