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IN…“반짝 상승 日경제, 다시 불황속으로”

  • 입력 2008년 2월 23일 02시 59분


1990년대 버블경제의 악몽에서 깨어나는 듯이 보였던 일본 경제가 ‘저페인(japain)’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저페인’이란 일본의 영어 국명인 ‘Japan’과 고통을 뜻하는 ‘pain’의 합성어. 이 잡지는 요즘 일본의 경제 상황을 보면 10년 전 장기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을 세계 타 지역이 추월하고 있다는 뜻에서 나왔던 ‘일본 통과(Japan passing)’라는 말이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몇 해 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강력한 경제개혁을 추진할 때만 해도 일본 경제는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다. 고이즈미 내각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에 달하던 부실 대출 문제를 해결하도록 은행과 기업에 촉구하고 우정사업을 민영화했다. 국민은 고이즈미 전 총리의 시장친화적 개혁에 열광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주식시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 등의 여파로 지난해 7월에 비해 27%나 곤두박질쳤다. 일본 경제가 침체한 이유로는 먼저 초고령 사회에 돌입하면서 근로자들의 사회적 부담이 늘어난 점이 꼽힌다. 대미(對美) 수출 호조로 그동안의 문제점들을 덮어둘 수 있었지만 최근 엔화 가치의 상승으로 이마저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게다가 그동안 기업은 투자나 임금 인상에 인색했기 때문에 취업률이 상승해도 내수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갖가지 문제 중에서도 가장 큰 원인으로 ‘정치인들의 무능력’을 지적했다. ‘민족주의’에만 집착했지 경제문제는 손을 놓고 있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일본 자위대의 인도양 미군 급유지원 문제로 임기 초를 다 보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 참의원 선거에서 전폭적으로 밀어준 국민의 뜻을 잊고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를 보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 등 어느 누구도 이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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