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전국 지지율 절반 넘었다

  • 입력 2008년 2월 28일 02시 55분


양보 없는 설전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의 사실상 마지막 승부가 될 다음 달 4일의 ‘미니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왼쪽)와 버락 오바마 후보가 26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주립대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클리블랜드=로이터 연합뉴스
양보 없는 설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의 사실상 마지막 승부가 될 다음 달 4일의 ‘미니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왼쪽)와 버락 오바마 후보가 26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주립대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클리블랜드=로이터 연합뉴스
‘마지막 토론회’ 시청자 65% “오바마가 힐러리 압도”

26일 오후 9시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주립대에서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경선 후보 토론회가 열렸다.

다음 달 4일 오하이오 텍사스 등 4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리는 ‘미니 슈퍼 화요일’을 앞둔 토론회. 특히 ‘슈퍼 화요일’ 이래 내리 11연패를 당한 힐러리 후보에겐 사실상 마지막 토론회가 될 수 있는 자리였다.

이 때문에 힐러리 후보는 초반부터 작심한 듯 오바마 후보를 향해 맹렬한 공세를 폈다.

힐러리 후보는 먼저 오바마 후보 측이 지난 며칠 동안 네거티브 선거전을 벌였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특히 의료보장 정책과 관련해 “오바마 후보는 내가 마치 능력도 없는 사람들에게 의료보험을 사도록 강요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해서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힐러리 후보는 우선 NAFTA로 많은 일자리를 멕시코 등 히스패닉계 노동자들에게 빼앗긴 오하이오 주의 사정을 의식한 듯 “캐나다와 멕시코가 재협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탈퇴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히스패닉 표가 많은 텍사스 주의 표심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듯 “NAFTA의 공과에 대해 더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오바마 후보는 경선 초반 절대 열세로 분류되던 텍사스 주에서 힐러리 후보를 49% 대 45%로 앞서기 시작했고, 오하이오 주에서도 6%포인트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듯 비교적 여유 있는 표정이었다.

오바마 후보는 네거티브 논쟁과 관련해 “(힐러리 후보가 계속 네거티브 공세를 취해 오지만) 그것은 선거전의 속성이기 때문에 불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흰색 터번과 전통의상 등 소말리아 족장 복장을 한 모습의 사진을 힐러리 캠프 측이 유포한 것이라고 지적했으나 힐러리 후보가 “나와 무관한 것”이라고 해명하자 “그 정도면 됐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토론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오바마 후보는 반(反)유대주의 인권운동가 루이스 페라칸 씨가 자신을 지지한 것에 대해 힐러리 후보가 문제를 제기하자, “나는 그 누구보다도 이스라엘을 강력히 옹호하는 태도로 페라칸 씨를 비판해왔다”며 그의 지지를 거절(reject)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힐러리 후보가 “공개적으로 나무라는(denounce) 것과 단순히 거절하는(reject) 것은 엄연히 다르다”며 공략해 오자, 오바마 후보는 “사실 두 단어의 차이를 잘 모르겠지만 힐러리 후보가 원한다면 페라칸 씨를 나무라고 지지를 거절하겠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토론을 생중계한 MS-NBC가 토론 직후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서 응답자 8만6000여 명 중 65%가 이날 토론에서 오바마 후보가 이겼다고 답했다. 반면 힐러리 후보가 이겼다는 대답은 22%에 그쳤다.

이에 앞서 USA투데이가 21∼24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원과 민주당 성향의 무당파에서 오바마 후보는 51%의 지지도를 얻어 힐러리 후보를 12%포인트 앞섰다. 오바마 후보가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다가 중도 하차한 크리스토퍼 도드(코네티컷 주) 상원의원이 26일 오바마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동안 도드 의원의 지지를 얻기 위해 부심해온 힐러리 후보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미국 민주당 후보 토론의 주요 쟁점
오바마쟁점힐러리
힐러리는 돈이 없는 사람에게 의료보험을 사도록 강요하고 있다.의료보험거짓되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유포시키지 말라. 오바마의 공약은 1500만 명을 무보험자로 내몰 것이다.
힐러리는 NAFTA에 찬성했다. 나는 NAFTA를 재협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NAFTANAFTA의 공과에 대해 좀 더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무역의 증진이 미국 중산층을 약화시키거나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나의 이라크전쟁 반대는 단순한 말뿐이 아니었다. 난 구체적 근거를 가지고 가장 강력히 이라크전쟁에 반대했다.이라크전쟁오바마는 2002년 당시 책임이 없었다. 투표할 필요도 없었다. 가능하다면 (2002년에 던졌던) 찬성표를 취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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