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대학생이 흑인 여성에 소변 섞인 음식 먹여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2월 29일 02시 56분



남아공 ‘인종차별’ 동영상 파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 대학생들이 흑인 여성들에게 오줌이 섞인 음식을 먹게 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돼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CNN방송은 27일 남아공 중부 블룸폰테인에 있는 104년 역사의 프리스테이트대(UFS)에서 26일 공개된 한 편의 동영상이 흑인 대학생들의 분노를 자극해 시위를 촉발시켰다고 보도했다.

동영상에는 백인 대학생 4명이 흑인 여성 청소부 4명에게 맥주를 마시게 한 뒤 달리기 경기를 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이어 흑인 여성들이 무릎을 꿇고 마늘과 오줌을 섞은 음식을 먹다가 토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은 웃으며 백인 학생의 지시를 따랐고 우승자는 위스키를 상으로 받았다. CNN은 이런 행위는 살아 있는 벌레를 먹는 경기를 한 뒤 우승자에게 상을 주는 TV 프로그램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흑인 학생들을 자극한 것은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바로 이것이 (흑백)통합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다’라는 자막. 동영상의 촬영 날짜로 밝혀진 지난해 9월은 UFS 측이 백인과 흑인 기숙사를 통합하려 한 때였다.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 UFS에서는 ‘인종차별 철폐’를 외치는 흑인과 백인 대학생 수백 명이 밤늦게까지 대학 시설을 파괴하는 과격 시위를 벌이며 진압 경찰과 대치했다.

사태가 악화될 기미가 보이자 교육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 남아공 정부 당국은 철저한 조사와 책임을 약속하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정부는 동영상을 찍은 백인 학생 4명 중 대학에 재학 중인 2명을 즉각 제적하고, 졸업한 2명에 대해서는 사법 처리를 검토하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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