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 정부가 4월로 예정됐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 시기를 5월 중순으로 연기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후 주석의 방일 준비를 위해 이달 하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던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부장의 방일도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1998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이래 10년 만의 중국 주석 방일이라며 기대를 모아온 후 주석의 방일이 연기된 데는 중국산 ‘농약 만두’ 파문 이후 조성된 양국 간 이상 기류가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후 주석은 지난해 12월 말 중국을 방문했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 자신의 방일 시기를 ‘벚꽃이 필 무렵’으로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20일 방일한 탕자쉬안(唐家璇)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4월 20일부터 4일간의 일정을 타진했고 일본 측도 이를 전제로 정상회담과 일왕 접견, 도쿄(東京)대 강연 등 세부 일정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중국 경찰 당국이 “(‘농약 만두’의 농약 성분인) 메타미도포스가 중국 내에서 투입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일변했다. 이로 인해 2일로 예정됐던 리창장(李長江) 중국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 총국장의 방일이 연기됐다. 리 총국장은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후생노동상과 만나 양국 간 ‘식품안전 협력’을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위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21, 22일경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 후 귀로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고, 후쿠다 총리는 4월 하순부터 5월 초 연휴를 끼어 유럽과 러시아 순방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후 주석은 7월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확대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중국 측은 5월 중순 방일 일정에 대해 “일정이 너무 근접해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