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여객기 테러 미수 사건을 둘러싸고 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누얼바이커리(努爾白克力)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주석은 “7일 오전 우루무치(烏魯木齊)를 출발한 중국 남방항공 소속 여객기가 테러범의 공중 폭파 기도로 도중에 기수를 돌려 간쑤(甘肅) 성의 란저우(蘭州) 시 공항에 긴급 불시착했다”고 9일 발표했다.
그는 테러범의 신원이나 적발 경위는 밝히지 않았지만 “테러범이 비행기를 폭파하려 했던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장위구르 지역의 분리독립 단체인 세계위구르대표대회의 디리샤 대변인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는 위구르인의 독립운동에 타격을 주기 위한 중국 정부의 날조”라고 반박했다고 홍콩 밍(明)보와 대만 롄허(聯合)보 등이 10일 보도했다.
디리샤 대변인은 이어 “위구르인은 중국이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인권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이행하지 않아 베이징(北京) 올림픽에 반대한다. 하지만 올림픽 정신을 존중해 올림픽 관련 활동을 파괴하는 일은 저지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건 당일 문제의 여객기에서 일어난 일을 시시각각 기록한 한 승객의 글이 10일 인터넷에서 갑자기 삭제돼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Luckie라는 ID로 글을 올린 이 누리꾼은 “남방항공 CZ6901편을 타고 베이징으로 가던 중 휘발유를 휴대한 승객의 이상한 행동을 발견해 란저우에 불시착한다는 기내 방송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여객기가 란저우의 중촨(中川)국제공항에 착륙한 뒤 경찰이 4명의 위구르족 승객을 체포해 갔으며 이중 18세쯤 돼 보이는 아가씨가 휘발유 냄새가 나는 4개의 캔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적었다.
그는 또 “이 여자가 휘발유 냄새를 감추기 위해 향수를 뿌렸지만 많은 승객이 휘발유 냄새를 맡을 수 있었고, 그 여자는 깡통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간 뒤 한참동안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은 “왜 공항 검색에서 발견되지 않은 휘발유 깡통이 여객기에서는 발견되느냐”며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