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이자 빈민을 돕는 컨설턴트, 비정부기구(NGO)의 지도자들과 교류한 사회 활동가….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어머니인 스탠리 앤 더넘 소에토로가 걸어온 길이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14일 “캔자스 출신의 백인 여성 혹은 ‘싱글 맘’ 정도로만 알려져 온 오바마 후보의 모친이 알고 보면 국제적인 커리어의 소유자”라며 그의 삶을 집중 조명했다.
오바마의 모친은 아이 둘을 키우면서 대학원에 들어가 800쪽짜리 인류학 논문을 썼다. 그는 뉴욕에 있는 여성세계은행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포드재단 등에서 근무하며 여성과 빈민지원 활동에 참여했고 파키스탄에서 관련 컨설팅 업무를 맡기도 했다.
재혼한 인도네시아 남성을 따라 어린 오바마와 현지에 살 당시 그의 집에는 인권운동가와 각종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자식에 대한 교육열도 남달랐던 그는 모국어에 서툴렀던 오바마를 매일 오전 4시에 깨워 직접 정통 영어를 가르쳤다. 정체성 혼란으로 방황하던 아들을 “조금만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며 대학으로 이끌었고 인종차별에 맞서라는 가르침도 몸소 실천했다.
오바마 후보는 “어머니가 없었으면 오늘의 나는 없었다”고 말한다. 그가 “나의 좋은 자질은 어머니에게서 온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배경에는 소에토로 씨의 이런 강인함이 있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그는 1995년 암으로 사망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