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지방선거 좌파야당 승리

  • 입력 2008년 3월 18일 02시 58분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이 16일 결선투표에서 승리를 확인한 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단상에서 연설하고 있다. 파리=EPA연합뉴스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이 16일 결선투표에서 승리를 확인한 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단상에서 연설하고 있다. 파리=EPA연합뉴스
사회당, 파리 등 10대도시 6곳 시장 석권

9일과 16일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사회당이 승리했다.

사회당은 수도 파리를 비롯해 인구 순위 3, 4, 6, 9, 10위 도시인 리옹, 툴루즈, 스트라스부르, 몽펠리에, 릴에서 승리했다. 툴루즈는 37년간 우파가 집권해왔다. 이보다는 작지만 ‘우파의 아성’으로 불리던 아미앵, 캉, 랭스에서도 사회당이 이겼다. 인구 순위 7위인 낭트에서는 좌파연합 후보가 승리했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은 인구 순위 2, 5, 8위 도시인 마르세유, 니스, 보르도에서 승리해 간신히 체면을 유지했다. 뮐루즈, 낭시, 르아브르, 칼레, 엑상프로방스 등에서도 UMP가 수성(守城)에 성공했다.

집권당의 패배를 놓고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당수와 세골렌 루아얄 전 대선후보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대한 응징”이라면서 “정부는 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지방선거는 각 지방의 쟁점을 놓고 벌어지는 선거인데 중앙 정부의 개혁 정책과 연결하는 것은 억지”라며 정부는 개혁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측은 출마한 정부 각료 22명 중 18명이 당선된 점을 들어 선거 결과가 개혁정책에 대한 반발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경제에서 실적을 거두지 못한 것이 집권당의 주요 패인이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이 전 부인인 세실리아와 이혼하고 3개월 반 만에 모델 출신 가수 카를라 부르니와 결혼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도 국민의 환멸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한편 사회당에선 여당 후보를 꺾고 재선한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이 동성애자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대선 예비후보로 부상해 올랑드 당수, 루아얄 전 후보 등과의 당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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