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매케인 후보 캠프 ‘텍사스 인맥’ 두드러져

  • 입력 2008년 3월 20일 03시 02분


이미 지난달 초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 캠프에서 먼저 눈에 띄는 얼굴들은 ‘텍사스 인맥’이다.

필 그램(66)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태어난 곳은 조지아지만 1978년부터 2002년까지 텍사스를 지역구로 연방 상하원 의원을 지냈다. 정계 입문에 앞서 10여 년간 텍사스A&M대 경제학 교수로 재직했던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매케인 후보의 경제정책 고문으로 활동하다 캠프 책임자가 됐다. 부통령 러닝메이트로도 거론된다.

공동선대본부장이자 선거자금 모금 책임자인 톰 뢰플러(62) 씨는 텍사스 토박이로 오스틴 텍사스대 학부와 법과대학원을 졸업하고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법률보좌관으로 일했다. 1979∼1987년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그는 로비 회사인 뢰플러그룹을 세우기도 했다. 2000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 후보 선거팀에 참여한 것을 비롯해 공화당 선거운동 컨설턴트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 초 자금난으로 매케인 캠프가 해체 위기를 맞자 캠프 자금 관리를 맡아 왔다.

마크 솔터 비서실장은 매케인 의원 비서실장 출신으로 10년 이상 그의 연설문을 써 왔다. 매케인 후보의 자서전을 비롯해 5권의 책을 공동 저술할 만큼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다.

선임자문역인 스티브 슈미트 씨는 2006년 중간선거 당시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캠프 책임자로 일했다. 부시 대통령의 정치고문이었던 선거 전략가 칼 로브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끌던 선거전략팀 출신이다.

외교안보팀에는 이라크 철군 반대 소신을 지켜온 매케인 의원의 성향답게 보수파들이 포진하고 있다. 특히 부시 행정부 1기 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네오콘(신보수주의) 이론가들도 매케인 캠프에 조언을 하는 그룹 중 하나다.

네오콘 대변지인 위클리스탠더드의 편집인으로 이라크전쟁 시작 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전쟁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주창해 온 윌리엄 크리스톨(56) 씨가 먼저 눈에 띈다.

또한 이라크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고조될 당시 정교한 논리로 유럽식 논리의 허점을 갈파한 로버트 케이건(50)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도 매케인 후보에게 외교안보 분야를 조언해 주는 이론가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지만 클린턴 대통령과 소원한 관계였던 제임스 울시(67) 씨는 원로급 외교안보 조언자다.

최근 10여 년간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역시 캠프에 관여한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과 깊은 친분을 맺어온 그는 강경 보수파이면서도 사안별로 유연성과 대화, 파트너십을 중시하는 성향이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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