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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대통령선거 후보 자리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뒤에는 선거전략 수립과 자금 모금, 각종 공약과 정책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참모진이 포진하고 있다.
두 후보 진영의 핵심 참모들은 오바마 후보와 힐러리 후보의 정치 입문 때부터 동고동락해 온 충성도 높은 인사들로 채워져 있어 집권을 대비해 꾸려진 ‘예비 내각(섀도 캐비닛)’의 성격이 강하다.
▽팀 오바마 vs 팀 힐러리=2005년 1월 일리노이 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중앙 정치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오바마 후보는 노장(老壯)이 조화를 이룬 대선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피트 로즈(62) 비서실장은 1995년부터 10년간 정치거물 톰 대슐 전 상원의원의 비서실장을 지낸 것을 비롯해 30년 동안이나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중량급 참모다. 선거대책본부 부장인 스티브 힐더브랜드 씨도 1986년부터 20여 년간 선거운동 전문가로 활동했다.
오바마 후보의 선거자금 총책은 줄리아나 스무트(41) 씨. 지금까지 1억40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아 ‘모금왕’ 자리에 올랐다. 그는 1998년에는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 캠프에서, 2006년에는 민주당 상원선거위원회에서 재정담당 부장으로 일했다.
힐러리 후보 측에는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에 행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많은 사람이 다수 포진해 있어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여성 전문가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이 특징이다.
우선 과거 대통령부인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매기 윌리엄스 씨와 상원의원 비서실장인 타메라 루자토 씨가 힐러리 후보를 최측근에서 챙기고 있다.
법률자문역은 10년간 존 섀피 전 상원의원의 입법보좌관을 지낸 로리 루비너(45) 씨가 맡고 있다. 루비너 씨는 힐러리 후보가 자신 있게 제시하는 의료보장 공약을 성안한 실무자이다.
수석 대변인으로는 하워드 울프슨 씨가 활약하고 있다. 그는 2001∼2002년 민주당 하원의원 선거위원회 최고관리자로 일했고, 2004년에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선임고문을 지냈다.
▽치열한 수 싸움 벌이는 책사(策士)들=힐러리 캠프에선 마크 펜 씨가, 오바마 캠프에선 데이비드 액설로드 씨가 선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들은 53세의 동갑내기지만 성격은 판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힐러리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개시 첫날부터 안정감 있게 미국을 이끌어 갈 경륜 있는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펜 씨는 내성적 성격을 가진 실용주의자로 알려졌다.
1977년 뉴욕시장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 성향을 조사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유명해졌고, 1996년에는 이른바 ‘사커맘(자녀의 축구 교습에 적극적인 열성 엄마) 공략’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재선을 이끌어 냈다.
반면 ‘개혁’과 ‘희망’이라는 화두를 던진 오바마 후보의 브레인인 액설로드 전 시카고트리뷴 기자는 친화력이 좋은 이상주의자로 불린다. 오바마 후보의 선거운동을 취재하는 외국기자들의 질문에도 일일이 답변해 주는 성의를 보이기도 한다.
▽화려한 외교안보팀=힐러리 후보의 외교안보 분야 좌장은 매들린 올브라이트(70) 전 국무장관.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을 지낸 그는 힐러리 후보와 웰즐리대 동문이며 현재 비공식 외교정책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리처드 홀브루크(66)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힐러리 후보가 집권하면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알려져 있다. 샌디 버거(62)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스트로브 탤보트(61) 브루킹스연구소장도 힐러리 후보를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반면 오바마 캠프에는 2003년부터 외교안보 분야 자문역을 맡아온 앤서니 레이크(69)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좌장이다. 현재 조지타운대 교수이기도 한 그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조용한 물밑외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수전 라이스 전 국무부 아프리카담당 차관보는 오바마 후보에게 에이즈 퇴치 및 아프리카 내 미국의 무역증진 등을 조언하고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