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후보 찍으러…” 25만 在中 대만인 귀국 러시

  • 입력 2008년 3월 20일 03시 03분


22일 치러지는 제12대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귀국하는 대만인이 늘고 있다.

베이징(北京)에서 홍콩과 마카오를 경유해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臺北)로 들어가는 항공편은 열흘 전 이미 매진됐다. 선거를 3일 앞둔 19일 현재 제주도를 경유해 대만으로 들어가는 비행기 좌석조차도 구할 수 없다.

대만 정부가 올해 대선 투표에 참가하기 위해 중국에서 귀국할 것으로 보는 동포는 25만 명. 이는 2004년 11대 총통 선거 때보다 10만 명이 늘어난 것으로 중국에 거주하는 100만 대만인의 25%에 이르는 수치다.

재중국 한국인회(회장 김희철)는 지난해 12월 치러진 한국의 17대 대통령 선거에 한국인 교민 75만 명 중 5만∼9만 명이 귀국해 투표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이징을 출발해 홍콩을 거쳐 타이베이로 가는 노선의 왕복 항공료는 3800∼6000위안(약 55만∼86만 원·할인 가격 기준). 대만인들이 적지 않은 항공료 지불을 감수하고 투표에 참가하려는 이유는 이번 선거에 경제적 이익이 크게 걸려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업가인 이들은 중국과의 전면적인 경제협력과 삼통(三通·우편 통상 통항)의 실현, 대만 기업의 중국 투자 제한 철폐를 공약으로 내건 야당 중국국민당(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58) 후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재임 8년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바람에 대륙에서의 사업에 큰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중국과 대만의 지난해 교역 규모는 1245억 달러, 2006년 현재 교류인원은 462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천 총통과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반대로 양안 간에는 직항로조차 개설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의 셰창팅(謝長廷·62) 후보도 대만 기업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규정을 점진적으로 철폐하고 양안 사이의 특별기 운항 확대를 추진하는 등 기업인들의 표심 잡기에 애쓰고 있다.

타이베이=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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