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센터 창립 48년 만에 처음 찾은 한국 우주인 후보 두 분, 당신들은 성공적으로 훈련을 마쳤고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한국 최초의 우주선 탑승자로 결정된 이소연(30) 씨와 예비후보 고산(32) 씨가 1년 남짓 훈련을 받은 가가린센터(러시아 정식 명칭은 ‘유리 가가린 우주과학연구실험센터’). 19일 이곳의 러시아 교관들은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에게 훈련 종료를 축하했다.
▽48년 만의 한국인 입성=가가린센터는 1960년 1월 1일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비행 훈련을 받은 곳. 모스크바 시내에서 동북쪽으로 40km 떨어진 소도시 즈뵤즈드니 고로독(일명 스타 시티)에 있다. 옛 소련 시절에는 국가비밀기지로서 베일에 싸여 있었다.
교관들은 한국인들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 센터의 부소장인 세르게이 토프로프 씨는 “모든 일은 첫걸음을 떼는 것이 중요하다”며 “입성은 늦었지만 창의적인 한국인들이 우주개발 분야에서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옥 훈련 무사 통과=한국 우주인 후보들은 우주선을 직접 모는 임무를 맡진 않았지만 누구 못지않게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가가린센터는 러시아 공군에서 가장 우수한 조종사만을 뽑아 6년 동안의 훈련을 거쳐 우주비행사를 배출한다. 한국 우주인 후보들은 12일간의 우주 비행에 충분한 훈련과 이론 교육을 1년 만에 소화했다.
일반인들이 가장 힘들다고 말하는 과정은 원심력을 이용한 중력 적응 훈련이다. 우주인 후보가 들어간 캡슐을 길이 18m의 회전 팔 끝에 올려놓고 빠른 속도로 회전시켜 우주인들이 지구 중력의 8배(8G)까지 견딜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교관들은 “보통 사람들은 3∼4G에서도 의식을 잃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 후보들은 이를 거뜬히 넘겼다”고 전했다.
▽“후보 교체 파문도 잘 극복”=훈련 막바지에 탑승 후보 교체라는 원하지 않은 사태를 맞았지만 한국 후보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러시아 교관들은 기자회견장에 나온 두 사람에게 “4월 8일 우주선 발사에 이어 19일 지구 귀환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지만 누가 탑승자가 되든지 잘 해낼 것”이라며 성공을 기원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