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 총선 ‘왕실 외척黨’ 참패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국왕정책 계승” 통일당 예상깨고 압승

24일 실시된 부탄 총선에서 지그메 틴리 전 총리가 주도하는 부탄통일당(DPT)이 왕실 외척이 중심이 된 국민민주당(PDP)을 꺾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AFP는 25일 “부탄 총선 결과 47개 하원 의석 중 44석이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왕정 시절 두 차례 총리를 지낸 틴리가 주도하는 DPT에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에는 총유권자 31만8000여 명의 80%가 참여했다.

1월 선거에서 상원을 구성한 부탄은 이번 선거를 통해 하원을 구성하면서 100년 동안 계속된 절대왕정을 끝내고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한다.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국왕은 스스로 권력을 내놓고 입헌군주제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당초 이번 총선에서는 왕비 4명을 배출한 왕실 외척인 상가이 응게덥 전 총리의 PDP가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은 달랐다.

전문가들은 DPT가 ‘국민행복’ 개념 등 국왕의 정책에 뿌리를 둔 선거 공약을 내세우면서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현 체제에 만족하는 국민들이 국왕의 정책을 계승하는 DPT를 지지했다는 것이다.

AFP통신은 “앞으로도 국왕은 (국정 운영에) 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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