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생자에 보상금” 달래기… 대외 선전 강화
티베트(중국명 西藏·시짱)에서 일어난 독립시위와 무력 진압으로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최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중국 정부가 대내적으론 유화책을 펴고 대외적으론 선전전을 벌이는 ‘양면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티베트에서는 대규모 독립시위가 발생한 지 보름 만에 또다시 시위가 일어나는 등 사태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천 명 참가 시위 재발=인민해방군과 무장 경찰의 진압으로 잠잠했던 티베트의 중심도시 라싸에서 29일 잇따라 대규모 독립시위가 일어났다고 AFP,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들 통신은 이날 오후 2시경 라싸 시내의 라모체 사원(중국명 小昭寺·샤오자오 사)과 조캉 사원(중국명 大昭寺·다자오 사), 베이징둥(東)로에서 수천 명이 참가한 독립시위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통신은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민간단체 티베트국제운동과 인도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의 웹 사이트를 인용해 이같이 전한 뒤 “시위 발생 직후 라모체와 조캉 사원을 병력이 곧바로 봉쇄했다”고 덧붙였다.
▽희생자에게 거액 지급=중국 정부는 14일 라싸의 유혈 시위 과정에서 희생된 18명의 민간인 희생자 유족에게 1인당 20만 위안(약 2853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부상자와 재산 피해를 본 사람에게도 보상을 하고 기업과 자영업자에게는 무이자 대출 등 우대 정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라싸 폭동으로 민간인 18명과 경찰관 2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민간인이 382명, 경찰관이 240명이라고 밝혔다. 반면 티베트 망명정부는 135∼140명이 희생됐으며 1000여 명이 부상하고 수백 명이 구금 상태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 선전전 총공세=신화통신은 최근 3일간 전체 톱기사의 60%가량을 티베트 관련 내용으로 채우면서 대대적인 선전전에 나섰다. 신화통신은 30일 “티베트 사태는 달라이 라마 집단이 계획적으로 일으킨 것이며 극소수의 분열주의자가 약탈하고 방화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통신은 “서방 국가가 이를 인권침해나 종교 탄압이라고 말하고 폭도들을 자유와 민주의 투사로 미화하는 것은 (인권과 민주에 대한) ‘이중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통신은 “5%의 귀족과 승려가 95%의 주민을 농노로 부리던 티베트를 1951년 중국이 해방한 뒤 인민들의 생활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달라이 라마, ‘음모론’ 제기=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29일 중국 정부가 티베트 폭력사태의 배후일 수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힌두스탄 타임스를 비롯한 인도 언론들은 달라이 라마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군 수백 명이 승복을 지급받았다는 소문이 있다”며 “그들은 승려나 불자들처럼 옷을 입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던 칼은 티베트인이 아닌 중국인의 칼이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28일 워싱턴 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티베트 사태를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을 거부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