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3일 각국이 주택시장 동향에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통화정책을 통해 자산시장에 낀 거품을 빼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보고서에서 “1980년 후반 이후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미국뿐 아니라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호주에서도 주택 관련 대출 비중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2005년 이들 국가의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1980년에 비해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이 보고서는 경제 성장률과 비교한 각국의 주택가격이 아일랜드는 30% 이상, 영국과 네덜란드도 30% 정도 고평가되어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IMF의 수석 애널리스트 사이먼 존스 씨는 “주택을 비롯한 자산가격의 조정이 일어난다면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신용경색 문제는 거품이 끼어 있는 각국 주택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담보대출) 파동으로 애를 먹었던 미국의 경우 주택가격이 고평가된 정도가 10%인 것으로 분석해 30%에 이르는 일부 유럽 국가들의 경우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처럼 대출의 조건이 까다롭고 공공 금융기관이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가들의 경우 비 은행 금융기관의 대출 비중이 1%에 불과했다.
IMF는 “경기불황을 금리 인하 정책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유혹이 있겠지만 지금은 ‘대세를 거스르는(lean against the wind)’ 정책을 통해 주택시장의 거품을 제거할 때”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4일 이 같은 해법이 미국 경제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금리 인하정책을 처방했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정책과는 정반대라고 보도했다.
IMF는 지금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면 집값이 오르고 소비가 늘겠지만 잠재적인 폭발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2001∼2003년 미국의 비정상적인 저금리가 주택시장을 과열시켰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