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렌셀러공대를 다니던 숀 프리부시 씨는 버지니아공대 4학년생 대니얼 김(21) 씨가 자살할 것 같다는 내용의 e메일을 지난해 11월 5일 버지니아공대 보건센터에 보냈다. 프리부시 씨는 온라인게임을 하다가 김 씨를 알게 됐다.
e메일에서 프리부시 씨는 “김 씨가 최근 자살 충동을 강하게 느끼는 것처럼 행동했으며, 권총을 사서 자살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장난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학 교칙에는 자살 충동을 느끼는 학생이 발견되면 반드시 심리전문가와 상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상담을 주선하지 않은 채 경찰에게 e메일 내용을 통보하기만 했으며,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CNN은 지적했다.
김 씨의 친구인 크리스 크럼플러 씨는 “경찰관이 김 씨를 찾아왔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30초 만에 가버렸다”고 말했다. 경찰 기록에는 김 씨가 ‘정상’이었다고 적혀 있다.
그 뒤 김 씨는 조승희가 총을 구입했던 JND 전당포에서 권총을 샀고, 12월 9일 학교 근처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차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숨진 김 씨의 아버지 윌리엄 김 씨는 “아들은 학교 동료들이 자신을 조 씨처럼 생각할까 봐 두려워했다”며 “학교 측은 자살 가능성을 알리는 e메일을 농담처럼 취급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