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현지 군경을 훈련하는 미국 경찰 훈련대에 우리 측 경찰 요원을 합류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이 경우 우리 측 경찰 요원의 경호를 미군이나 아프간 주둔 다국적군이 맡게 돼 신병 안전을 책임질 우리 측 병력이 필요하지 않다.
미국은 그동안 아프간 치안 안정을 위해 경찰 훈련 요원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찰 요원의 경호를 우리가 해야 할 경우 소규모의 병력 투입이 불가피해 ‘경찰 파견=재파병’이라는 논란이 빚어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미국 경찰 훈련대에 우리 측 경찰 요원을 편제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며 가급적 빨리 결정할 것”이라며 “실사단을 보내 현지의 환경을 살펴본 뒤 늦어도 상반기 중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해 8월 아프간 피랍사태 이후 악화된 국민 여론을 고려할 때 어떤 식으로든 아프간 파병은 절대 안 된다는 판단에서 절충점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며 “우리 측 경찰 요원의 경호를 위해 1개 소대라도 보내려면 국회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아프간 군경 훈련 요원을 파견해 달라는 미국 측의 요청에 파병은 절대 안 된다는 견해를 미국 측에 공식 전달한 바 있다.
다만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3월 말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을 만나 ‘군대를 훈련시킬 요원 파견은 안 되지만 경찰 훈련요원 파견은 검토해 보겠다’는 견해를 전달했다는 것.
정부는 아프간 현지 경찰 훈련을 위해 우리 경찰 3명과 이들을 도울 민간인력 7명 등 10여 명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정부는 당초 보내기로 했던 지방재건팀(PRT)은 경찰 파견과는 별도로 6월까지 계획대로 아프간 현지에 파견한다는 계획이다. 민간인으로 구성된 PRT는 의료봉사와 직업훈련을 담당한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