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中 애국주의 강조

  • 입력 2008년 5월 5일 02시 59분


베이징大 방문해 대학생들에 올림픽 지지 당부

티베트 독립시위 - 외국산 불매운동 연관 주목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5·4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3일 베이징(北京)대를 방문해 대학생들에게 애국주의를 강조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겨줄 것을 당부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5·4운동은 1919년 러시아 혁명과 한국의 3·1운동에 영향을 받아 같은 해 베이징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반(反)제국주의·반봉건(反封建) 운동. 올해 개교 110주년을 맞은 베이징대는 청(淸) 왕조시절인 1898년 12월 17일 개교했지만 사회주의 중국 건국 이후 개교기념일을 5월 4일로 바꿨다.

후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대의 도서관과 박물관 실험실 학생기숙사 등을 둘러본 뒤 잉제(英傑)교류센터에서 열린 교수 학생과의 좌담회에서 “베이징대 교수와 학생들에게 바라는 네 가지 소망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베이징대는 천하의 대업을 자신의 임무로 여기고 민족 부흥의 위대한 과업에 몸을 바치는 애국주의 전통이 있다”고 치하한 뒤 “중국 공산당이 걷고 있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대한 믿음을 갖고, 현 시대에 맞게 애국주의와 사회주의를 통일하며 민족의 명운과 국가 발전, 인민 복지를 위해 이바지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나라가 안정되고 단결된 상태라는 점을 귀중히 여기고 사회 안정과 국가이익의 보호 유지를 위해 힘써 달라”며 “애국의 열정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베이징 올림픽을 지지하는 실제 행동으로 전환해 달라”고 당부했다.

후 주석의 이 같은 당부는 최근 티베트 독립 시위와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나타난 젊은이들의 외국산 불매운동 등과 연관돼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5·4운동의 본질은 애국주의 정신에 있다”며 “애국열정을 조국건설의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만이 5·4운동을 가장 잘 기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또 자질이 뛰어난 인재가 되기 위해 더욱 분발하고, 일류의 학술 성과를 내기 위해 연구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공익을 위해 힘쓰는 학풍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줄 것을 교수와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후 주석의 베이징대 방문은 국가주석으로는 1998년 장쩌민(江澤民) 주석에 이어 두 번째다. 정치 분석가들은 국가주석의 베이징대 방문은 권력의 안정과 이데올로기의 장악이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류치(劉淇) 베이징 시 당서기와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 링지화(令計劃) 중앙서기서 서기 등을 대동한 후 주석은 이날 가는 곳마다 학생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영을 받았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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