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에선 오바마 후보가 56.2%대 41.5%로 낙승했으나 인디애나에선 힐러리 후보가 50.9%대 49.1%로 신승(辛勝)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주요 언론들은 '무승부라고 부르기 어렵다'고 논평했다. 오바마 후보가 후보 지명 고지에 한발 더 다가섰고 힐러리 후보의 역전 가능성은 한층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위기 탈출 오바마, 완주 다짐 힐러리=이날 경선은 오바마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가늠해보는 시험대였다.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의 폭탄성 발언 재개를 비롯해 인종 논란, 애국심 논란 등 그의 '아킬레스건'이 모조리 도마에 오른 국면에서 치러졌기 때문.
그러나 '오바마는 쇠락하고 힐러리는 떠오를 것'이라던 관측과는 달리 오바마의 지지층 기반이 단단함이 확인됐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흑인 유권자 91%의 몰표를 받은 것이 큰 힘이 됐다.
힐러리 후보의 인디애나 승리는 6월초 경선 종료 때까지 완주할 동력을 주기엔 충분했지만, 사퇴 압력을 일축하고 선거자금이 모이게 할 정도의 호쾌한 승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힐러리 후보는 이날 밤 "우리는 상대후보가 승리를 예상했던 지역에서 역전승을 거뒀다"며 계속 전진할 것을 다짐했다.
▽이젠 슈퍼대의원이다= CNN 집계 결과 대의원 차이는 148명으로 종전보다 5명 늘어났다. 오바마 후보는 총 1820명의 대의원을, 힐러리 후보는 1672명을 확보했다.
앞으로 남은 경선은 총 6곳. 투표로 뽑는 일반 대의원은 217석만 남았다. 후보지명이 확정되는 '매직넘버'는 2025명이므로 일반 대의원만으로는 힐러리는 물론 오바마 후보도 매직넘버에 도달하기 어렵다.
결국 슈퍼대의원의 선택에 달렸다. 슈퍼대의원 상당수는 "유권자들이 택한 후보를 택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힐러리 후보가 대의원 숫자에서 역전하려면 70%이상의 압도적 득표를 해야 한다. 오바마 후보에게 엄청난 돌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힐러리 진영은 플로리다와 미시건 투표결과를 합산하자는 주장을 다시 강력하게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투표시기를 자의적으로 앞당겨 대의원 파견 자격을 박탈당했던 이들 주가 포함되면 매직넘버는 2209명이 된다.
특히 이들 주를 합치면 힐러리 후보가 총 득표수에서 약간 앞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슈퍼대의원들에게 "민심은 (복잡한 절차에 따라 배분되는) 대의원 숫자 보다 총 득표수에 담겨있다"고 호소할 근거가 생긴다.
남은 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 오리건 푸에르토리코 몬태나 사우스다코타 등 6개 지역 경선에선 힐러리 후보가 다소 유리해 보인다. 흑인 유권자 비율이 10%를 넘는 곳이 없고 고령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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