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블레어에 퇴진 압박… 英총리 공관 열쇠 흔들기도”

  • 입력 2008년 5월 12일 03시 01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부인인 셰리 블레어(사진) 여사가 남편과 고든 브라운 현 총리 사이의 애증을 낱낱이 공개했다.

셰리 여사는 자서전 ‘나를 위한 이야기(Speaking for Myself)’ 출간을 앞두고 10일 일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운 총리에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남편이 총리로 재임할 당시) 브라운 재무장관은 남편에게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뜻으로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공관)의 열쇠를 눈앞에서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블레어 전 총리가 10년간의 집권 끝에 2007년 불명예 퇴진한 것에 대해서는 “브라운 장관이 공공서비스 개혁을 이어받아 추진할 준비만 돼 있었더라면 남편은 2005년에 총리를 그만둘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차기 총리감의 자질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계속 총리 직을 유지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그는 블레어 전 총리가 브라운 총리의 지적 능력에는 일종의 경외심을 갖고 있었으며 “지도자가 되려면 결혼부터 하라”는 등 개인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브라운 총리는 독신을 고집하다 2000년 49세에 결혼했다.

나아가 셰리 여사는 블레어 전 총리가 지금도 브라운 총리에게 각종 정치적 조언을 해주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방선거 참패로 궁지에 몰린 그에게 다음 선거를 위한 전략을 귀띔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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