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숨진 병사 떠올라 골프 끊었다”

  • 입력 2008년 5월 15일 02시 58분


2003년 6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03년 6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라크전 이후 중단 이유 밝혀

핸디캡 15가량의 골프 애호가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전쟁에서 숨진 장병들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5년쯤 전에 골프를 중단했다고 13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정치전문 인터넷 신문 폴리티코 및 인터넷 포털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골프를 안 치는 것 같은데 이라크전쟁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이렇게 답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이 최고사령관이 골프를 치는 걸 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할 수 있는 한 그들과 마음을 함께해야 한다는 부채의식을 느낀다. 전쟁 기간에 골프를 즐기는 건 그릇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2003년 8월 19일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유엔사무소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유엔 특사 등이 사망했던 날을 회상했다.

당시 그는 텍사스 주 크로퍼드 목장 부근에서 골프를 치다가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의 전화를 받고 12번홀에서 중단하면서 “이제 골프는 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

CBS 방송의 기록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골프를 친 것은 2003년 10월 13일이다.

부시 대통령과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퀵 플레이어’로 소문나 있다. 스윙은 좋지만 빠른 진행을 좋아해 그린을 대충 읽는 등 쇼트게임에 약하다. 하지만 멀리건(미스 샷을 양해받아 다시 치는 것)을 남발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달리 점수를 정확히 기록했다.

퍼트의 귀재로 알려진 유명 전직 프로골퍼 벤 첸쇼 씨는 “역대 미국 대통령이 경기를 할 경우 부시 대통령이 쇼트게임만 조금 주의하면 우승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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