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사이클론 피해 참상을 생생하게 본보에 알린 현지 언론인 타우캰 씨가 14일 세 번째 소식을 전해 왔다.
타우캰 씨는 미얀마의 최대도시 양곤이 거의 평소와 같은 상태로 복구됐다고 알려 왔다. 그러나 그는 “양곤을 조금만 벗어나도 일주일 전과 다름없이 끔찍한 상황”이라며 현지 언론이 최종 사망자 수를 2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軍간부 ‘구호쇼’ 불만 커져
그는 “이재민들은 군사정부에 대한 불만이 심하다”면서 이들이 관영매체의 보도 내용을 전혀 믿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영 신문과 방송이 피해 지역을 찾아 구호품을 전달하는 군 간부들의 모습 등을 반복해 보도하지만 주민들은 이를 가식적인 ‘쇼’ 이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타우캰 씨는 양곤 시내에서 치안이 다시 강화돼 폭동이 일어날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불안정하던 전력 공급과 전화 연결도 정상화됐고 군인들이 곳곳에서 잔해를 치우는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치솟던 물가도 점차 안정되고 있다. 타우캰 씨는 “석유 가격이 지난주엔 갤런당 1만 차트로 평소의 3∼4배에 달했으나 13일엔 5000차트로 내렸다”고 밝혔다. 갤런당 1만2500차트에 거래되던 디젤유도 6500차트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시내 초중고교 건물의 78%가량이 붕괴된 탓에 학교 수업이 정상화될 날은 멀다. 타우캰 씨는 “교실과 기자재가 부족해 어떤 학교는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 3교대로 번갈아 가며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은 미얀마 군정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계속 차단할 경우 이재민들이 ‘두 번째 재앙’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엘리자베스 비르스 대변인은 13일 구호품 전달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르스 대변인은 “공중이나 해상을 통해서라도 이재민을 가능한 한 빨리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곤 시내학교 78% 붕괴
AFP통신은 상당수 이재민이 피해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나도록 임시 거처도 없이 질병과 굶주림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가 미얀마에 보내는 구호품은 늘고 있지만 이라와디 삼각주 지역의 도로 등 기반시설 파괴가 심각해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