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 성 대지진은 길이가 300km에 이르는 룽먼(龍門) 산 단층의 일부가 2단계에 걸쳐 움직인 결과로 일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지진에서 거대한 단층의 뒤틀림이 잇따라 발생하는 바람에 넓은 범위에 걸쳐 기록적인 흔들림이 일어났다는 쓰쿠바(筑波)대 야기 유지(八木勇治) 교수의 분석을 소개했다.
야기 교수는 먼저 길이 100km, 폭 30km의 단층이 최대 7m가량 어긋났고 이어 북동쪽에 있는 길이 150km, 폭 30km의 단층이 4m가량 어긋났다고 설명했다. 1995년 일본의 한신(阪神) 대지진을 일으킨 단층은 길이가 약 40km여서 어긋난 단층의 길이는 쓰촨 성 대지진이 한신 대지진의 약 6배가 된다.
특히 이번 지진에서는 지표에서 가까운 단층이 가장 크게 무너졌기 때문에 피해가 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야기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진원 가까운 곳에서는 단층이 7m 가까이 어긋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단층면의 크기 등을 통해 계산하는 지진 ‘규모’는 7.9로 한신 대지진의 6.9를 크게 웃돌았다. 규모가 1이 크면 지진 에너지는 32배가 된다.
한편 이번 대규모 강진을 유발한 지질구조가 한반도에도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김성균(전 대한지질학회장) 교수는 14일 “중국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은 지구 표면을 이루는 판(板) 중 하나인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파고들다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판은 중국 남부 등 주변 지역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학자 “인도板 한반도에 영향 줄 수도”
전문가들이 특히 인도판에 주목하는 것은 이번 지진이 판 경계 지역이 아니라 판 내부의 단층 지역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판과 판이 충돌하며 생긴 힘이 판 내부를 돌아다니다 구조적으로 취약한 단층지대를 흔들면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의미로, 판 내부에 있어 ‘지진 안전지대’로 평가받아온 한국도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얘기가 된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