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한국 소방방재청 중앙119구조대원 40명을 이끌고 중국 쓰촨(四川) 성 스팡(什방(防자 좌우를 뒤집은 글자) 시 잉화(鎣華) 진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던 김영석(55) 구조대장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구조대가 파견된 홍다화학비료 공장은 정식 직원만 따져도 1000여명의 생사가 아직 불명인 곳이다. 2개의 대형 화학비료 공장이 있는 잉화 진에선 암모니아 가스 80t이 유출돼 2000여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김 대장은 "매몰된 사람은 72시간이 지나면 생존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진다. 이미 지진이 발생한지 만 5일이 지났다"며 고개를 저었다.
구조대는 발굴 작업에 앞서 탐지견 2마리와 지중 음향 탐지기, 지중 음파 탐지기 등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공장과 직원 숙소 등을 샅샅이 뒤졌다.
탐지견 담당인 이기원(35) 소방교는 "탐지견은 사람이 살아 있으면 마구 짖고 사망자 발견 땐 끙끙거리는데 오늘은 끙끙거리기만 했다"며 "시체 썩는 냄새가 이미 작업장에 진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구조 작업에 들어가 오후 6시까지 찾아낸 것은 생존자가 아닌 사체 4구(남자 3명, 여자 1명)였다. 남편의 시신이라도 찾아달라며 구조대를 찾아온 40대 여성에게 시신을 찾아준 것이 그나마 큰 수확이었다.
하지만 1995년도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박승현(당시 22세·여) 씨를 구조한 경력 14년차의 양영안(39) 구조반장은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은 세상을 구하는 것과 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앞으로 1주일간 현장에 머물며 구조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스팡=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