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부, 석유사에 세금감면 유전개발 독려나서
석유 강국으로 부상한 러시아가 원유 생산량의 감소로 이젠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할 시점을 맞이했다고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세계 2위의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의 일일 원유 생산량이 지난해 10월 최고치를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일일 생산량은 0.3%, 수출량도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정보업체인 에너지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969만9000배럴에 달하던 러시아의 원유 일일 생산량은 지난달 947만3000배럴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원유 생산이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 정유회사 루코일의 레오니트 페둔 부사장은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이 이미 정점을 지났고 현 수준으로 다시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산업전문매체인 ‘오일 앤드 가스 저널’은 러시아의 석유가 향후 17년 안에 바닥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런 전망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에서 원유 생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이르는 등 경제의 석유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실질적 1인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권력 기반이 오일머니와 직결돼 있는 점도 석유 고갈에 러시아 정부가 작지 않은 압박감을 느끼는 요인이다. 푸틴 총리가 26일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석유회사에 대한 세금 감면 법안을 승인한 것 역시 유전 개발 투자를 활성화해 원유 생산량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