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중국 쓰촨(四川) 성 지진 피해 지역에 구호물자를 운반하기 위한 자위대 수송기 파견을 보류하기로 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관방장관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내에서 일부 신중론이 있는 것을 고려해 양국이 협의한 결과 자위대 항공기를 이용한 물자 수송은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민간 전세기로 구호물자를 청두(成都) 등에 보낼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기존에 책정한 피해지원액 5억 엔 외에 텐트 구입비 등으로 3억∼5억 엔을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27일 베이징(北京) 주재 일본대사관에 텐트 등의 지원을 요청하면서 운송수단으로 항공 자위대 수송기도 수용하겠다고 밝혔고 일본 정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자 일본에서는 자위대 군용기가 처음으로 중국에 들어간다는 것은 ‘중-일 관계 진전의 상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반면 중국에서는 “우리는 일본 군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아사히신문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이나 지진 긴급 원조대 파견을 통해 양국 관계는 개선되고 있으나 이번 일로 중국민의 대일(對日) 감정의 복잡함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특히 이번 중국 측 요청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부족한 텐트였고 자위대 항공기는 수송수단에 불과했음에도 일본 언론에서 이 부분을 강조하는 바람에 중국 누리꾼의 비판을 샀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