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발표한 ‘최근 중국 원전 산업 동향 및 시사점’이라는 조사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는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원전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의 원전 핵심 기술수준이 낮아 중국 시장에 원활히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중국의 총 발전량 중 원전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전력 대부분은 화력 발전(82.8%)에서 생산됐다. 중국은 앞으로 원전 비중을 늘려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원전기술 자립화에 성공했지만 프랑스 등 선진국에 비해 핵심 기술이 열세”라며 “지금까지는 주로 부품 수출, 기술 지원 형식으로 중국에 진출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프랑스에서 6418만(약 658억 원)달러의 설비를 들여왔다. 그 뒤를 러시아(5350만 달러) 일본(1509만 달러) 미국(876만 달러)이 따랐다.
한국에서 들여 온 설비는 고작 10만 1000달러(약 1억 300만 원)였다. 프랑스의 600분의 1도 안 된다. 중국의 기본 방침은 핵심 기술을 수입한 뒤 국산화한다는 것인데 한국은 이들의 구미를 당길 ‘실력’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원전 핵심 기술을 습득하려는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핵심 기술 습득에 매우 적극적이지만 프랑스 등 원전 핵심 기술을 쥐고 있는 국가가 기술 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 기관이나 기업과 기술과 제품을 공동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술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정책적인 유대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중국 진출을 꾀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