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디바리우스 ‘소리의 비밀’ 풀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7월 3일 03시 00분



몸통 나무판 CT촬영

균일한 밀도가 특징


이탈리아의 명장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가 만든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은 다른 바이올린과 견줄 수 없는 탁월한 소리로 유명하다. 200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한 대가 354만 달러(약 35억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최근 네덜란드 레이던대 연구팀이 의료장비인 컴퓨터단층촬영(CT) 장치로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신비를 풀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와 로이터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들은 CT로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우스 등 수백 년 전에 제작된 명품 바이올린 5대와 현대 바이올린 7대를 정밀 분석했다. 분석 결과 바이올린의 몸통을 구성하는 두 개의 나무판에 비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바이올린은 가문비나무로 만든 앞판과 단풍나무로 만든 뒤판의 밀도 편차가 적었지만 현대 바이올린은 밀도가 균일하지 않았다.

반면 전반적인 윤곽이나 악기 표면에 칠한 니스, 손가락으로 줄을 누르는 지판(指板) 등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연구결과를 발표한 레이던대의 베런트 스툴 박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7, 18세기 명장들 이후 어떤 악기제작자도 스트라디바리우스와 동일한 음질을 내는 바이올린을 만들 수 없었다”면서 “나무를 처리하는 기술 외에 달라진 기후조건과 나무의 숙성 정도 등에서도 차이가 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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