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에선 성전환 한다” 57%

  • 입력 2008년 7월 3일 03시 00분


英연구팀, 온라인게이머 119명 조사

“다른 삶을 경험해 보려는 욕구 때문”

《“왜 가상세계에서 이성(異姓)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을까?” 온라인 게임 속에서 여자 행세를 하는 남자, 혹은 남자 행세를 하는 여자의 심리상태를 분석한 논문이 외국 학술지에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넷과 정보기술(IT)의 발달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주로 소개하는 ‘사이버심리학과 행동(CyberPsychology & Behavior)’ 저널은 최근 발행된 2008년 1호에서 “온라인 게이머의 절반이 넘는 57%가 가상세계에서 성별을 바꿔 살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노팅엄트렌트대 연구팀은 18∼69세 성인 남녀 게이머 119명(남성 83명, 여성 32명, 성별 밝히지 않은 응답자 4명)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가상세계 성별 교환과 사교생활’이라는 논문을 이 저널에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는 남성의 54%, 여성의 68%가 가상세계에서 성별을 바꿔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다양했지만 ‘현실세계에서 경험하지 못한 삶을 겪어 보기 위해’ ‘치근덕거리는 남자들을 피하기 위해’ 등의 대답이 많았다.

‘여자로 활동하면 나를 대하는 남자들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23세 남성) ‘여자와 남자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얼마나 다른지 느껴보기 위해’(23세 여성)라는 답변도 나왔다.

조사 대상자의 21%는 가상세계에서의 사회생활이 현실의 만남보다 좋다고 답했다. 이들은 좀 더 솔직해질 수 있고 서로를 차별 없이 객관적으로 대할 수 있다는 것을 중요 이유로 들었다.

여성 응답자의 81%, 남성의 40%는 가상세계의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답했다. 그러나 가상세계에서의 대화가 현실에서보다 더 편하다는 답변은 남성 40%, 여성 6%로 오히려 남성이 훨씬 많았다.

연구팀은 “가상세계에서 여자로 활동하는 것은 남성 위주의 환경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상세계에서 다른 성별로 활동하다 실제 성별이 밝혀질 경우 가상세계에서의 사회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응답자의 40%가 다른 일들에서 탈출하기 위해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고 답했지만 게임을 통해 사회적 욕구가 충족됐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온라인 게임을 하는 횟수는 1주일에 4∼6회(41%)나 7∼10회(39%)가 대부분이었고 1회 평균 게임 시간은 210분 이상(47%), 150∼209분(20%)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1주일에 평균 7회, 여자는 5회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평균 게임 시간은 여자가 198분으로 남자(186분)보다 더 길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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