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무르강 2개 섬 中에 9월 반환

  • 입력 2008년 7월 7일 02시 59분


중국이 20세기 초 영토 분쟁 과정에서 러시아에 빼앗긴 아무르(중국명 헤이룽·黑龍) 강의 2개 섬을 9월경 반환받을 예정이라고 홍콩의 원후이(文匯)보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발레리 푸토프 러시아 연방안전국 극동연방구 지구변방국 국장의 말을 인용해 “다음 달쯤 타라바로프(중국명 인룽·銀龍) 섬과 볼쇼이 우수리스크(중국명 헤이샤쯔·黑할子) 섬의 절반을 중국에 넘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반환의 정치적 의미를 최대한 살리고 선전효과를 높이기 위해 올림픽이 열리는 8월을 피해 9월 중 반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곳을 경제특구로 활용할 방침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앞서 2004년 10월 4300여 km에 이르는 국경선 획정의 마무리 작업으로 ‘중-러 국경선 동단(東段) 보충 협정’을 맺으면서 아무르 강과 우수리(중국명 우쑤리·烏蘇里)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타라바로프 섬 전체와 우수리스크 섬의 절반 등 총 174km²를 중국 측에 양도하기로 합의했다.

우수리스크는 길이 약 70km, 폭 5∼6km, 넓이 327km²로 면적이 서울의 절반쯤 되는 섬이다. 당초 청나라 영토였으나 1929년 소련과의 영토 분쟁 과정에서 빼앗겼다. 해발 40m의 이 섬은 대부분이 습지로 이뤄져 있으며 어종이 풍부하다.

한편 러시아가 관할해 온 2개 섬을 중국에 반환함에 따라 러시아가 점령 중인 조선의 옛 영토인 녹둔도(鹿屯島)의 반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일본과 러시아가 분쟁 중인 쿠릴 열도 4개 섬의 처리 문제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둘레 8km의 녹둔도는 조선 태조가 개척한 이래 400여 년간 조선의 영토였으나 1860년(철종 11년) 청나라가 러시아와 베이징 조약을 맺으면서 러시아에 넘겨줬다.

고종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1889년 청나라에 항의하면서 반환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녹둔도는 1984년 11월 북한과 소련 당국자 사이의 국경회담에서 다시 관심을 모았지만 미해결로 남았다. 한국은 1990년 러시아 측에 섬의 반환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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