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베를루스코니, 악명높은 인물 아닙니다”

  • 입력 2008년 7월 10일 03시 00분


伊총리 엉터리 자료 냈다 공개사과

미국 백악관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를 폄훼하는 자료를 냈다가 뒤늦게 공식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BBC방송이 8일 보도했다.

백악관은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앞서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해외 정상들의 신상 자료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논란이 많은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정부 부패와 악덕으로 악명 높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 자료에는 “그는 많은 사람에게 아마추어 정치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고위직을 얻은 것도 미디어를 통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 대목도 들어 있었다.

백악관이 아무런 검증 없이 그에 대한 자료를 ‘세계 전기(傳記) 백과사전’에서 베꼈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이탈리아는 이라크전쟁을 지원하는 미국의 주요 우방. 더욱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탈리아를 방문해 그를 “좋은 친구”라고 말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나온 실수였다.

뒤늦게 잘못을 깨달은 토니 프래토 부대변인은 “이탈리아와 이탈리아 총리께 이런 불미스러운 실수가 생긴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앨 케이먼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는 9일 “백악관이 부시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섣불리 발표했다가 한국에 사과한 데 이어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사과한 것은 중대한 정치적 실수”라고 꼬집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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