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질투’라면 여성끼리의 시기심을 떠올리지만 정치의 세계는 남자들의 질투로 이뤄져 있다는 게 정설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10일 이 정치권의 오래된 진리를 언급하며 자신의 오랜 측근이었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여) 전 방위상을 한껏 띄웠다.
이날 고이케 전 방위상과 이노구치 구니코(猪口邦子) 전 저출산담당상, 사토 유카리 중의원 의원 등 도쿄(東京)에 지역구를 둔 자민당의 세 여성의원은 ‘도쿄 위민즈 대작전’이라는 정책제언을 공동 출간하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각기 환경 저출산 금융의 전문가인 세 사람이 분야별로 정책제언을 정리한 책이다.
이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 세 분, 보통사람들이 아니다. 셋이 모이면 뭔가 벌어질 것”이라며 “질투(嫉妬)라는 단어에는 ‘女’가 두 개나 들어가지만 사실은 남자의 질투도 무섭다”고 말한 뒤 3명 중에 ‘포스트 후쿠다’로 거론되는 고이케 전 방위상이 끼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이케 전 방위상은 “사회를 바꾸려면 여성의 발상이 필요하다”며 “여성의 발상이 주류가 될 수 있도록 우리도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세 여성의원은 흔히 ‘우정민영화 선거’로 불리는 2005년 중의원의원 선거 당시 고이즈미 전 총리에 의해 ‘자객’으로 활용돼 자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