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영토 시비… 日은 ‘동북아 트러블 메이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7월 15일 02시 50분



■ 韓-中-대만-러시아-베트남과 끝없는 분쟁

“북방 4개섬, 러시아에서 불법 점거” 마찰

센카쿠 열도 영유권 中-대만과 긴장조성

난사군도 6개국 분쟁에도 ‘자국 몫’ 주장


《일본은 영토분쟁에 관한 한 ‘동북아의 트러블 메이커’인가.

일본 정부가 14일 중학교 교과서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의 영유권’을 명기하기로 하는 등 독도를 둘러싼 한국과의 갈등을 ‘영토분쟁’으로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와도 북방 4개 섬(러시아명 쿠릴 열도)을, 중국 및 대만과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釣魚 섬)를 둘러싸고 영토분쟁을 벌여 왔다. 중국과는 오키노토리(沖ノ鳥) 섬을 놓고도 배타적경제수역(EEZ) 설정으로 마찰을 빚고 있다. 심지어 난사군도를 둘러싼 베트남 중국 대만 등 6개국이 벌이는 다국적 분쟁에도 때론 숟가락을 놓으며 일정한 몫을 주장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는 실효지배하며 중국 대만과 마찰=일본은 중국 및 대만과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놓고 분쟁 중이다. 1895년 중-일전쟁 승리에 따라 일본이 대만과 부속 도서를 차지하게 되면서 일본이 지배하게 된 이 지역은 패전과 함께 미국이 점유했다가 일본에 반환했다. 이후 중국과 대만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이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센카쿠 열도와 관련해 “일본의 영토로서 중-일 간에 영토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언급을 넣으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채택되지는 않았다.

중국과 일본은 6월 중순 양국 중간선에 걸쳐 있는 동중국해 가스전을 공동 개발하자는 데 합의했으나 양국 간 영토를 둘러싼 긴장은 풀리지 않고 있다.

일본은 또 중국과는 북태평양 공해상에서 EEZ 설정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산호초 ‘오키노토리 섬’을 놓고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섬은 만조 때는 겨우 수면 위로 나오는 바위 2개로 이뤄져 있어 중국 측은 ‘섬이 아니라 바위’라며 일본이 주장하는 EEZ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령 북방 4개 섬은 줄기차게 반환 요구=일본은 러-일전쟁 결과 일본이 차지했던 사할린과 쿠릴 열도 등을 제2차 세계대전 패배로 잃게 된 것에 대해 이 땅들이 일본령이라며 러시아 측에 지속적으로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해설서에서도 “북방 영토는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이지만 현재 러시아연방에 의해 불법 점거돼 있기 때문에 그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 등에 대해 적확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일본은 2006년 분쟁 중인 북방 4개 섬을 자국 영토로 기술한 고교 교과서를 검정에 합격시켜 러시아 측의 거센 항의를 부른 바 있다. 당시 러시아 외교부는 “쿠릴 열도는 2차 대전 결과에 따른 명백한 러시아 영토”라고 밝히며 이를 왜곡 기술한 것은 ‘2차 대전 결과에 대한 수정 요구’라고 반발했다.

일본은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앞두고 서밋 홈페이지에 북방 4개 섬까지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띄웠다가 러시아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동북아 분쟁지역화 노리나=이 같은 일본의 좌충우돌식 행보에는 영토와 그에 수반된 자원에 대한 욕심, 안보적 필요, 민족주의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또 모든 분쟁지역이 일본이 벌인 제국주의 침략과 팽창주의 시절의 흔적이라는 점에서 일본으로서는 과거 얻었던 것에 대한 향수도 작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동북아의 분쟁지역화’를 노린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독도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의 정식 판결에 맡기자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으나 한국은 “본래 우리 영토를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맡기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응하지 않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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