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당선되면 구글이, 매케인이 당선되면 AT&T가 뜬다?”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미국 통신업계도 큰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전했다.
71세의 매케인 후보는 본인도 인정한 ‘컴맹’이다. 그는 13일 정치전문 인터넷뉴스인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인터넷의 놀라움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46세의 젊은 주자인 오바마 후보와 경합을 벌이다 보니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 그러나 그는 아직 e메일을 쓸 줄은 모른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 덕을 톡톡히 본 오바마 후보는 첨단 스마트폰인 블랙베리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빈곤을 해소하고 지역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말해 왔다.
이러한 오바마 후보의 성향은 지난해 11월 구글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공개한 ‘혁신 의제’에서도 드러났다. 대표적인 내용은 시골 주민과 저소득 계층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50억 달러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것. 이러한 보조금 정책이 실현되면 구글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직접적 혜택이 있을 뿐 아니라 잠재적인 고객층도 넓혀 주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두 후보는 통신 산업의 합병에 대해서도 대립적인 견해를 보인다. 기업의 자유경쟁과 시장의 자율을 강조하는 매케인 후보는 AT&T와 같은 거대 통신 업체의 출현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후보는 케이블 및 통신 회사들이 인터넷 업체들에 접속권을 판매하면 자유로운 인터넷 사용을 방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바마 후보의 최측근으로 과거 구글의 로비스트였던 앤드루 맥롤린 씨가, 매케인 후보의 측근으로는 2006년 AT&T에 합병된 벨사우스의 로비스트 릭 데이비스 씨가 활동하고 있다며 이들이 두 후보의 정보기술(IT) 정책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