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정보 담긴 블랙베리폰 간밤 분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한 고위 보좌관이 중국 정보기관이 펼친 ‘미인계’의 희생양이 됐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올해 1월 브라운 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그를 수행했던 고위 보좌관이 상하이(上海)의 한 디스코클럽에서 만난 중국 여성과 함께 자신의 숙소로 들어간 뒤 ‘블랙베리폰’을 잃어버렸다고 전했다.
당시 총리실 직원 10여 명이 클럽에서 여가를 즐겼으며 문제의 보좌관은 매력적인 중국 여성이 접근하자 함께 춤을 추다가 사라졌다는 것. 이 보좌관은 다음 날 아침 자신의 블랙베리폰이 없어진 사실을 깨닫고 총리실 보안팀에 신고한 뒤 질책을 받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휴대전화의 일종인 블랙베리폰은 데이터 저장과 e메일 송수신이 가능하다. 영국 총리실이 사용하는 블랙베리폰은 암호를 입력해야 사용할 수 있지만 상당수가 암호를 설정해 놓지 않은 채 사용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또 이 신문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정부 관계자들의 안이한 보안의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분실한 블랙베리폰에 국가 기밀이 저장돼 있지 않더라도 적성국 정보기관이 이를 이용해 영국 총리실의 컴퓨터 서버를 해킹하거나 총리실의 e메일 및 문자메시지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자 “브라운 총리의 보좌관이 중국 방문 중 블랙베리폰을 분실한 것은 사실이지만 총리실 직원들이 참석한 공식 저녁 행사에서 잃어버린 것”이라며 “후속 조치를 취해 보안상의 위험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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