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돈 많은 갑부들이 잇따라 '머리 좋고 예쁜 여성'을 광고를 통해 배우자로 구하면서 이른바 '결혼사냥(獵婚)'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4월 말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에서 사업을 하는 장(張)모 씨는 결혼중개업소를 통해 난징의 몇몇 대학에 "소양이 깊고 아름다운 미녀를 구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그는 자신을 '천만장자(千万富翁)'라고 소개하며 배우자 후보로 정해지면 고급차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의 반관영통신 중권신원왕(中國新聞網)은 20일 "약 3개월간 1073명이 인터넷이나 전화로 응모해 이중 난징예술대의 한 미녀 박사가 선정했다"며 "두 사람은 내년 가을 결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응모한 여성들은 대학생과 고교 교사가 가장 많았으며 배우, 경찰, 공무원도 있었다. 응모 과정도 본인이 직접 자신의 '소양'을 증명할 각종 증서를 가지고 오거나 부모가 딸의 사진을 들고 몰래 접수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상하이(上海)의 한 부호가 "여성 10명과 '애정 계약'을 맺은 후 최종 선발된 여성에게는 100만 위안(약 1억5000만 원)의 보너스를 주겠다"며 '배우자 구함' 광고를 냈다.
올해 4월에도 자신을 '돈 많은 사업가'라고 소개한 한 남성이 고급 승용차를 타고 산둥(山東) 성 산둥대학에 들어와 "나는 집 있고 차 있고 돈 많은 사람. 미모와 재주를 겸비한 여성 구함"이라는 팻말을 들고 배우자를 공개 모집했다.
이처럼 주로 돈 많은 중장년 남성이 젊은 여성을 '결혼사냥'하는 세태에 대해서는 비판적 의견이 높다.
난징의 한 대학 4년생 여학생은 "앞날을 개척하고 살아갈 젊은 여성들의 가치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돈으로 산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요즘처럼 좋은 대학 나왔다고 훌륭한 배우자를 만난다는 보장도 없는 때에 '결혼사냥'을 통해서라도 좋은 사람만 만나면 문제 될 게 없다"는 반론도 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