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 바란 야다브(61·사진) 네팔국민회의당(NC) 사무총장이 240년 왕정을 마감하고 공화국으로 변신한 네팔의 초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A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네팔 제헌의회(594석)가 이날 실시한 대선 결선투표에서 야다브 후보는 308표를 얻어 282표를 얻은 제1당 마오쩌둥주의 네팔공산당(CPN-M)의 람 라자 프라사드 싱(73) 후보를 눌렀다. 19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선 야다브 후보가 283표, 싱 후보가 270표를 각각 획득했으나 당선에 필요한 재적의원 과반수(298표) 확보에 실패했다.
영국 BBC방송은 “네팔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자리이지만 초대 대통령은 새 정부를 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다브 후보는 네팔 동부에서 분리 독립 운동을 펼쳐온 소수민족 마데시족의 일원으로 네팔 왕정 치하에서 보건담당 국무장관과 보건부 장관을 지냈다.
제2당 후보인 그는 대선 직전만 해도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4월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네팔공산당이 대선에서 마데시인민권리포럼(MPRF)의 부통령 후보를 지지하겠다던 합의를 깨고 후보등록 마지막 날 독자적으로 부통령 후보를 등록하면서 판세가 요동쳤다.
합의 파기에 분노한 MPRF는 네팔국민회의당 및 마르크스레닌주의 연대 네팔공산당(CPN-UML)과 ‘반마오이스트 연대’를 결성해 야다브 후보에게 몰표를 몰아주었다고 인도 타임스가 분석했다.
대선이 마무리됐지만 네팔공산당은 선거 전부터 ‘대선에 승리하지 못하면 정부 구성논의를 중단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정국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편 19일에 함께 실시된 부통령 선거에서도 MPRF의 파르마난드 자 후보가 당선돼 한때 탄압을 받던 마데시족은 대통령과 부통령을 동시에 배출한 부족이 됐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