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용에 날개를 달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7월 23일 02시 57분



“TGV보다 빨라요”내달 1일 개통을 앞두고 22일 시승식을 가진 베이징∼톈진 고속철도 ‘허셰’호. 여성 승무원의 복장도 보통 열차와는 달리 항공기 승무원처럼 세련된 모습이다. 톈진=구자룡 특파원
“TGV보다 빨라요”
내달 1일 개통을 앞두고 22일 시승식을 가진 베이징∼톈진 고속철도 ‘허셰’호. 여성 승무원의 복장도 보통 열차와는 달리 항공기 승무원처럼 세련된 모습이다. 톈진=구자룡 특파원
고속철 - 공항 연결 지하철 속속 개통

베이징∼톈진 중심 수도권 경쟁력 ‘쑥’


22일 오전 9시 34분 중국 베이징(北京) 남역. 다음 달 1일 베이징∼톈진(天津) 고속철도 개통에 앞서 중국 외교부가 외신기자 90여 명을 초청해 시승식을 가졌다.

○ 톈진까지 120km 30분 만에 주파

징진(京津)고속철의 ‘허셰(和諧·화합이라는 뜻)호’로 이름붙인 열차는 프랑스 고속철 테제베(TGV)보다 시속 20∼30km 빠른 최고 속도 350km로 달려 30분 만에 120km 떨어진 톈진에 도착했다. 평소 1시간 반가량 걸리던 베이징과 톈진은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로 가까워졌다.

올림픽을 불과 10여 일 앞두고 베이징과 톈진에서 도로 철도 지하철 개통이 러시를 이루면서 중국 수도권 경쟁력이 ‘용에 날개를 달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고속철 개통에 앞서 베이징과 톈진 간에는 16일 147km 길이의 왕복 8차로 ‘징진 고속도로’가 뚫렸다. 이에 따라 베이징과 톈진은 기존 왕복 4차로 징진탕(京津塘)고속도로에 이어 복수 고속도로 체제가 됐다. 고속철 개통으로 철도도 기존 철도와 함께 복수가 됐다.

정젠(鄭健) 철도부 경제기획연구원 원장은 “고속철도까지 생겨 상대적으로 값이 싼 톈진에 집을 사서 베이징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톈진 도로 철도의 확충과 함께 베이징에서는 19일 하루에만 3개의 지하철과 전철 노선이 동시에 개통했다.

대도시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공항 접근성’도 크게 좋아졌다.

‘공항선(線)’은 서우두(首都) 공항 기존 1, 2터미널과 올해 3월 개항한 3터미널에서 시내 중심인 둥즈먼(東直門)까지 2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또 올림픽 기간에는 선수나 표를 가진 관람객만 이용하고 올림픽이 끝나면 일반에도 개방할 ‘올림픽선’을 비롯해 베이징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을 관통하는 10호선도 같은 날 개통됐다. 베이징의 전철 지하철 노선은 모두 8개로 늘었다.

이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은 베이징과 톈진 두 지역의 경제 시너지 효과를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 중심도시인 베이징은 중관춘의 정보기술(IT) 업체와 순이(順義) 구의 현대자동차 공장 등 날로 산업시설이 커지고 있다. 톈진은 화물처리 용량 연간 70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의 항구와 빈하이(濱海) 신구의 신흥공업 단지, 중점 육성 중인 금융 산업 등이 성장세를 타고 있다.

○ 창장-주하이와 3대 경제권 형성

징진고속철도 시승식을 주관한 철도부 관계자는 “두 도시 간 관계가 더욱 긴밀해져 창장(長江) 강이나 주하이(珠海) 삼각주와 함께 3대 경제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수도권의 경쟁력 강화는 그만큼 한국에 도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아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수도권 정책 담당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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