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안정 우선” 주식비중 20%대 그쳐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해외 선진국의 연기금과 비교하면 대체로 낮은 편이다. 국민연금이 그동안 채권 위주의 투자를 고집한 반면 선진국 연기금은 주식 및 대체투자에 폭넓게 투자해왔기 때문이다.
2월 말 기준으로 자산보유액이 2417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최대 연기금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의 최근 3년간(2005∼2007년) 연평균 수익률은 12.3%. 같은 기간 국민연금은 연평균 6.1%의 수익을 올렸다.
높은 수익의 비결은 높은 주식 비중이다. 캘퍼스는 2007년 말 기준으로 주식에 자산의 56%, 대체투자에 17%, 채권에 27%를 투자하고 있다. 한국 증시에 약 12억3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해외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네덜란드 공무원연금 APG도 주식에 38%, 대체투자에 21%, 채권에 41%를 투자해 최근 3년간 연평균 8.6%의 수익을 올렸다.
장기투자일 경우 주식의 수익률이 채권 수익률보다 높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확인된다. 미국에서 지난 100여 년 동안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6.8%였던 반면 채권의 수익률은 3.5%로 3.3%포인트 차가 났다.
한편 미국의 주요 대학 기금들은 부동산 등 대체투자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버드대는 2002년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최근 5년간 기금을 운용해 연평균 18.4%의 수익을 올렸다. 대체투자의 비중이 주식, 채권보다 높아 자산의 45%에 이른다. 예일대도 기금을 운용하면서 대체투자의 비중을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69%까지 높여 같은 기간 20.1%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모든 선진국의 연기금이 주식과 대체투자에 높은 비중을 두는 것은 아니다. 일본 후생성 연금은 주식투자 비중이 약 20%대에 불과하다.
중앙대 박창균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은 공적연금의 경우 수익성보다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며 “하지만 노후 준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은 주식의 비중을 높여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노후 대비에 도움이 될 만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