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깎아내리는 日

日총리관저 앞 ‘독도 항의’ 독도수호전국연대 회원들이 31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 앞에서 학습해설서 독도 영유권 기술 항의 시위를 마친 뒤 혈서를 쓰려다 일본 경찰에게 제지돼 강제 연행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관방장관 “표기문제는 한 기관의 일”… 언론선 “美 이례적 정치판단”

일본 정부는 미국이 독도 귀속 표기를 ‘주권 미지정’ 지역에서 ‘한국령’으로 되돌린 데 대해 잠정적인 조치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관방장관은 31일 오전 정례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이번 조치는) 일단 중간적인 표기로 되돌린 것”이라며 “미국이 향후 정밀조사를 통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 등이 미국 정부에 특별한 행동을 취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마치무라 장관은 또 “미국 정부의 한 기관이 한 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과도하게 반응할 일이 아니다”며 “홈페이지 기술 변경이 미국의 태도 변화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미국 정부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한국을 배려한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아사히신문은 “방한 성공을 위해 반미감정의 싹을 자르는 것을 우선한, 이례적인 정치 판단”이라고 풀이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사태가 꼬인 것은 독도 문제에 민감한 한국 정부가 취할 반응을 미국이 사전에 상정하지 못한 것이 최대 원인이었다”며 “북핵 문제가 중요한 국면을 맞아 한국과의 연계가 불가결하다고 생각한 부시 대통령이 한국 측의 의향을 존중해 불끄기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