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측 “오바마는 인종 카드 꺼내 들고 카드놀이” 비난
미국에서 가장 터부시되는 문제의 하나인 인종 문제가 2008년 대선전의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 캠프 측은 선거전에서는 물론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것조차 금기시돼 온 인종 문제로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매케인 후보 캠페인 매니저인 릭 데이비스 씨는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후보는 인종 카드를 꺼내 들고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매케인 후보도 위스콘신 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바마 상원의원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에 실망했다”며 “인종 문제는 나의 대선전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매케인 후보가 지적한 ‘그런 말’이란 오바마 후보가 지난달 30일 미주리 주 연설 도중 “공화당은 미국 국민에게 나에 대한 공포감과 거부감을 심어주려 한다”고 말한 대목.
오바마 후보는 “그들은 나를 겨냥해 ‘애국심이 없고, 희한한 이름(미들 네임이 후세인임을 지칭하는 것)을 가졌고, 미국 지폐에 등장하는 역대 대통령과 다른 생김새를 가졌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케인 후보 진영은 오바마 후보가 오히려 인종 문제를 역이용하며 공화당을 흑인에 대한 공포 전략을 구사하는 정당으로 비난하는 한편 매케인 후보를 인종주의자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오바마 후보의 데이비드 플루프 선거대책본부장은 “우린 인종 문제를 선거운동에 이용한 적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매케인 후보 진영이 인종 문제를 선거운동에 활용해 유권자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고 역공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