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면제프로그램 가입은 그 이후 될듯
미국 국토안보부의 에이미 커드와 대변인은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가입은 아무리 일러도 내년 초(early next year)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조기 가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정확한 가입 시점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커드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본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은 새로운 VWP 가입의 전제조건인 전자여행허가제(ESTA)의 완전 실시 가능 시기를 내년 1월 12일로 잡고 있다”며 “한국의 VWP 가입도 그 시점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드와 대변인은 “이행 약정(implementation arrangement)을 체결하고 최종 VWP 가입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취해야 할 준비사항 외에 한국이 약속한 ‘보안강화 조치’가 완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간에 올해 4월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ESTA 실시 협조 △도난 및 분실 여권에 대한 정보 공유 △전자여권(e-패스포트) 발급 △공항 보안강화 △여행자정보 공유 등을 보안강화 조치로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살인 방화 등 미국 안보와 복지에 위협이 되는 중대범죄자에 한해 정보 공유를 실시한다는 방침이지만 미국과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올해 안에 가입 여부가 결정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 국토안보부는 1일 ESTA에 대한 시범 실시에 들어갔다.
커드와 대변인은 “ESTA는 그동안 미국 입국 전에 기내 등에서 작성하던 입국신고서(I-94)를 전자 방식으로 대체한 것”이라며 “달라진 것이 있다면 본국에서 출국 전에 제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과거에는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입국이 거절됐지만 ESTA를 실시하면 출국 전에 미국 입국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는 것.
한국이 VWP에 가입한 뒤 사전에 여행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국토안보부의 ESTA 웹사이트(https://esta.cbp.dhs.gov/esta/esta.html)에 들어가 신청서에 △성명 △생년월일 △여권번호 등 정보를 기입하고 과거 범죄경력 등 질문서 양식에 ‘예’ ‘아니요’로 답한 뒤 승인 여부를 기다리면 된다.
대부분의 경우 승인 여부가 즉각 결정되기 때문에 승인이 나면 비자 없이 미국 여행을 준비하면 되며 거부될 경우에는 기존의 방식대로 주한 미국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 때때로 보류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72시간 내에 결정이 내려진다.
VWP는 미국법이 규정한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 정부가 비자면제를 승인한 국가의 국민에 대해 최대 90일간 비자 없이 관광 및 상용 목적에 한해 미국 방문을 허용하는 제도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